유카 페카 사라스테 Jukka-Pekka Saraste (1956 - )
현성
Sep 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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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태생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
북 유럽에 위치한 핀란드는 끊임없이 뛰어난 지휘자를 배출하고 있다.
작고한 파보 베르글룬드(Paavo Berglund, 1929-2012)를 필두로, 1940년대생인 레이프 세게르스탐(Leif Segerstam, 1944- ), 오코 카무(Okko Kamu, 1946- ) 등은 핀란드뿐만이 아니라 국제무대에서 활동했고, 1950년대생인 오스모 벤스케(Osmo Vänskä, 1953- :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유카 페카 사라스테, 에사 페카 살로넨(Esa-Pekka Salonen, 1958- :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은 현재 세계의 지휘무대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이후 세대인 1960년대생 한누 린투(Hannu Lintu, 1967- : 핀란드 방송교향악단), 사카리 오라모(Sakari Oramo, 1965- : BBC 심포니), 여성 지휘자로는 수산나 멜키(Susanna Malkki, 1969- ), 1970년대 이후로 태어난 미코 프랑크(Mikko Franck, 1979- :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와 피에타리 인키넨(Pietari Inkinen, 1980- : 뉴질랜드 심포니) 역시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레퍼토리를 쌓아가고 있다.
이들 중에서 유카-페카 사라스테는 '북구의 거장'으로 불리우는 핀란드를 대표하는 지휘자로 장 시벨리우스(Jean Sibelius, 1865-1957)와 카를 닐센(Carl Nielsen, 1865-1931) 해석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스칸디나비아 작곡가들의 음악을 콘서트 레퍼토리로 끌어 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사라스테는 음악적 깊이를 가지고 평소 집중력 있고 강도 높은 레퍼토리를 선호하는 지휘자로 후기 낭만파 음악의 음향과 스타일에 애착을 가지고 있어 쾰른 서독일 방송교향악단과 함께 만들어내는 브람스 <교향곡>에서 서정성과 중후함을 겸비한 짙은 독일 정서를 만들어내고 있다.
유카 페카 사라스테는 1956년 4월 22일, 핀란드의 헤이놀라(Heinola)에서 태어났다.
라티 음악원(Lahti Conservatory)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우며 음악에 입문한 그는 12세 때부터 지휘자의 꿈을 키웠다.
음악원의 선생들은 그에게 “너에게는 악기보다도 오케스트라가 더 어울린다”라며 지휘자로서의 길을 권했다.
1978년, 핀란드방송교향악단에 바이올린 연주자로 입단하여 활동하였다.
라티 음악원을 졸업한 후, 헬싱키의 시벨리우스 음악원(Sibelius Academy)에서 요르마 파눌라(Jorma Panula, 1930- )에게 에사 페카 살로넨(Esa-Pekka Salonen), 오스모 밴스캐(Osmo Vänskä) 등과 함께 지휘를 사사했다.
요르마 파눌라는 핀란드 지휘계의 대부이다.
사라스테가 어느 인터뷰에서 밝힌 파눌라의 가르침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말하지 말고, 모든 것을 보여주어라.
적게 말할수록 좋다.
하지만 오케스트라의 전통은 다 달라서 어떤 오케스트라들은 말하고 설명하는 걸 필요로 한다.
하지만 스칸디나비아와 핀란드는 특히 말 많은 지휘자를 못 견뎌한다.
말을 하려면 새로운 것, 아무도 몰랐던 것을 말해야 한다.”...
그가 파눌라로부터 배웠던 시벨리우스 아카데미는 핀란드의 지휘자 대부분을 배출했다.
그에 따르면 시벨리우스 아카데미에서 지휘 학생의 리허설은 프로 연주자들로 이루어진 앙상블과 함께하기 때문에 그들로부터 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데 이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시벨리우스 음악원을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불과 23세의 나이에 핀란드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헬싱키 필하모닉(Helsinki Philharmonic)과 지휘자로 데뷔하면서 같은 세대의 가장 재능 있는 지휘자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
졸업 후, 핀란드 라디오 심포니의 바이올린 주자로 일하던 사라스테는 1981년 '스칸디나비아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다시 한 번 두각을 나타냈다.
1982년, 헬싱키 필하모닉의 수석지휘자였던 오코 카무는 헬싱키 필하모닉을 이끌고 미국 순회연주를 떠나는 길에 사라스테를 데려가 북미 무대에 서게 했으며, 1985년에는 중국으로부터 초빙을 받았다.
1983년에 에사 페카 살로넨과 함께 현대음악을 주로 연주하는 ‘아반티 체임버 오케스트라(Avanti Chamber Orchestra)’를 창설했다.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아가던 사라스테는 드디어 1987년 핀란드 라디오 심포니의 수석지휘자가 되어 2001년까지 14년을 재임하였다.
사라스테는 핀란드 라디오 심포니와 함께 일본, 홍콩, 타이완, 독일, 영국, 카나리아제도, 뮌헨, 마드리드, 빈 등지를 순회연주했다.
그리고 이 교향악단과 함께 시벨리우스(Jean Sibelius)의 <교향곡> 전곡을 2번이나 녹음했으며, 레비 마데토야(Leevi Madetoja, 1887-1947)의 오페라 <동고트인, The Ostrobothnians>의 연주실황도 녹음하였다.
같은 해에 영국의 스코티시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로 취임하여 1991까지 재임하면서 카네기홀에서의 공연을 비롯하여 영국과 북아메리카에서 여러 차례 순회공연을 갖기도 했다.
사라스테가 마스터클래스에서 젊은 지휘자들에게 항상 던지는 질문은 ‘너는 뭘 원하느냐? 너의 느낌은 어떠냐? 무슨 소리를 만들고 싶으냐?’이다.
지휘 테크닉이 완벽한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표현이 올바른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사라스테는 그 세대 중 가장 돋보이는 지휘자로서 음악적 깊이와 성실함을 보여주고 있다.
카이야 사리아호(Kaija Saariaho), 마구누스 린드베리(Magnus Lindberg), 에사 페카 살로넨(Esa-Pekka Salonen) 등 스칸디나비아 작곡가들의 음악을 콘서트 레퍼토리로 끌어들였으며, 후기 낭만주의 음악에도 장기를 발휘하고 있다.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허바우,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시카고 심포니, 보스턴 심포니, 라스칼라, 뮌헨 필하모닉,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등을 객원지휘하였다.
최근에 사라스테는 오슬로 필하모닉의 전 유럽 투어를 바이올리니스트 아네조피 무터와 끝냈다.
그의 디스코그라피는 핀란드 방송교향악단과의 시벨리우스, 닐센의 <교향곡> 전곡을 비롯하여 토론토 심포니와의 바르톡, 뒤티외, 무소르그스키, 프로코피예프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오슬로 필하모닉과는 시벨리우스 <5번 교향곡>을 DVD로 녹화했으며, 쇼스타코비치 등이 출시되었다.
사라스테는 그동안 서울시향을 세 차례 지휘하면서 차이콥스키, 프로코피예프, 쇼스타코비치 등 주로 러시아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그의 주특기는 당연히 시벨리우스였으며 최근에는 말러와 쇼스타코비치 등 대편성 레퍼토리를 선호하고 있다.
2015년 5월에는 시벨리우스 탄생 150주년을 맞아 핀란드 국립오페라단에서 시벨리우스의 <쿨레르보, Kullervo> 공연에서 음악감독을 맡기도 했다.
2000년 핀란드 정부가 예술가에게 주는 최고 영예인 프로-핀란디아 메달(Pro Finlandia medal), 시벨리우스 메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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